사고, 들여다보기 (2) [스토리]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이야기]ESS(에너지-저장 시스템)사고, 엿보았다(2)

신속한 실태조사 및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

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이에 따른 사업장 운영 중단에 대응하여 지난해 8월 산업통상자원부는 ESS 사업장 전체에 대한 순차적으로 실태조사를 추진하여 배터리 표준인증을 개정하여 ESS의 안전성을 높이는데 만전을 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관리자 교육 강화, 안전 관리자 점검 매뉴얼 배포를 통해 관리 체계를 강화해 왔습니다. 아울러 11월에는 ESS 화재사고 대응 정부 대책을 수립해 국내 모든 ESS 사업장에 대해 신속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사고 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다중 이용 시설에 대해 우선 점검을 실시하며, 운영 상황을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하기로 했습니다.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에 들어갑니다. 2019년 1월 정부는 최대한 빨리 객관적으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 조사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등에 소속된 ESS 분야 1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약 5개월 동안 총 23개 ESS 사고현장의 조사와 자료분석, 76개 항목의 시험실증 등을 통해 ESS 화재원인 조사활동을 하였습니다.

6월 11일에 정부는 ESS 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ESS 화재사고 왜 일어났나?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전기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시스템 미흡 등 4가지 요인이 확인됐습니다.

먼저, 조사위원회는 전기충격 실험을 통해 배터리 보호시스템(랙퓨즈)이 단락전류를 빠르게 차단하지 못하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으로 폭발 및 화재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배터리에 너무 많은 전류가 들어가지 않도록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마치 전기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는 집의 퓨즈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추위와 폭염 속에서 스마트폰이 이상 작동하는 데서 보듯 리튬배터리 ESS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산지나 해안에 설치되어 있는 ESS는, 큰 일교차로, 결로나 먼지 등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지만, 관리가 불충분하게 절연 장치가 파손되었거나, 설치 자체가 부주의하게 행해진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주요 시스템의 장치마다 제작사가 다르고 통합된 시스템으로 설계, 관리가 안 되는 점도 화재의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이렇게 관리상의 문제, 설치 부주의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돼 화재사고가 발생한 거예요.

조사위원회는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 자체의 결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부러 불량 셀을 복사해 만든 모사 실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ESS 화재사고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사실 그동안 ESS의 보급을 앞당기기에만 급급하여 제대로 된 안전기준과 ESS의 특성을 반영한 운영관리기준 등을 제대로 정하고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안전기준이 엄격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ESS 시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치 사업장도 ESS 시스템이 독자적으로 안전하게 작동할 것으로 낙관하고 설치만 하면서 적절한 운영과 관리를 게을리 하는 등 그동안의 전반적인 문제가 누적되어 화재 사고의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ESS 사업장은 최근 1~2년 새 급속히 늘었습니다. 중앙일보, 자료: 한국전기안전공사

ESS 안전, 이렇게 지켜줍니다

정부가 ESS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 강화 대책을 사고 직후 내놓은 이유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모든 ESS 사업장에 공통 안전 조치로 전기적 보호 장치와 비상 정지 장치를 설치하는 등 운영 환경이 엄격히 관리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내에 설치된 ESS 시설에 대해서는 공통의 안전조치에 더해 방화벽 설치, 배터리 이격거리 확보 등의 추가 조치를 적용하여 재가동하기로 했습니다.

ESS 제품 및 시스템 수준의 안전관리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삼고 ESS 주요 구성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였으며, 세계 최초로 ESS 전체 시스템에 대한 KS표준을 제정하였습니다.아울러 화재원인을 토대로 ESS 설치·운영단계의 안전관리를 엄격히 하고, ESS에 특화된 화재안전기준을 2019년 9월까지 제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ESS 설비의 가동을 정지하고 있는 사업소는 안전 장치의 설치와 소방 특별 조사 등을 거쳐 재가동할 전망입니다.

정부는 ESS 화재원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ESS의 제조. 설치. 운영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을 신설하여 화재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2019년 5월 이후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은 ESS

정부는 이번 사고가 ESS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ESS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놓고 있습니다. ESS의 핵심 구성품인 배터리 분야에는 화재 위험이 적고 효율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집중 지원합니다. PCS(전력 변환장치)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도 이루어집니다.

ESS의 보급 확대를 향한 대처도 계속 됩니다. 기존 사업장의 안전조치 및 운영환경을 엄격히 관리하는 한편 보조금과 연계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적용기간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해 ESS 보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또, 안전 조치에 의한 설치 비용의 증가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종래의 보험료를 내릴 수 있는 단체 보험의 신규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ESS의 안전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시스 정부가 이처럼 업계와 협력해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한 결과 2019년 5월 이후 단 한 건의 ESS 시설화재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양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ESS 산업분야 성장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ESS 산업의 성장세에 비해 ESS에 대한 국제표준 및 안전기준이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번 사고가 형성된 지 얼마 안 된 신시장에서 늘 겪는 시행착오일 수도 있지만, 이번 사태는 한국 ESS 산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SS가 지탱하는 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는 성능 못지않게 안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은 오랜 시간을 들여 임해야 할 장기적인 거대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새롭게 형성된 에너지산업 생태계는 효율보다는 안전을 위해 속도보다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정부는 업계와 협의하여 ESS 안전 강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고, 한국 ESS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확보하여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키로 하였습니다. 시행착오의 경험을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 ESS 산업은 날로 성장할 것입니다.